사람들이 점을 봐달라고 하면서 사주를 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주와 점이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거죠.
그래서 사주와 점은 다른 것이다 라고 얘기해주면,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사주와 점은 분명 다릅니다. 사주는 사주를 통해 그 사람의 건강, 성격, 가족, 미래의 진로 등 그 사람의 인생 전반을 논하는 것이고, 점이란 것은 구체적인 사안 하나를 놓고 점괘를 뽑아 그 성패를 논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즉, 점은 이번 달에 집을 팔려고 하는데, 그것이 팔릴 수 있을까요 하는 식의 상당히 구체적인 사안을 볼 때 사용하는 방법이라는 것이죠.
물론 실력이 높으면 점괘 하나로 여러가지를 볼 수도 있고, 사주를 통해서도 어떤 구체적 사안을 볼 수 있지만,
사주는 아무래도 인생 전체를 8글자와 운만 가지고 설명을 하다보니, 구체적인 사안으로 들어갈수록 잘 안맞게 됩니다. 사안이 구체적이고 작을 수록 상황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지요.
반면 점은 이미 점괘를 뽑을 때 구체적인 사안을 정해 놓고 뽑는 것이니, 사주 보다는 구체적이고, 정확도가 높지만, 사주 처럼 전반적이고, 먼 미래의 일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점괘 하나가 그 모든 것을 표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사주나 점이나 사실 따지고 보면 그 근본은 동일한데, 두가지 모두 이 우주의 모든 변화는 우주변화의 원리를 따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주를 볼 때는 말그대로 내가 태어난 생년월일시의 천문 즉, 사주를 보는데요, 이것은 내 인생이 우주변화의 일부분으로, 우주변화의 원리에 의해 태어난 것이고, 내가 태어날 때 받은 사주를 통해 그 변화의 과정을 유추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점도 역시 그런 점괘가 나온 것이 그런 과정의 일부라고 보는 것 입니다.
점괘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동양에서 많이 보던 것으로 육효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주역의 괘를 빌려와 점의 형태로 보는 것이고, 요즘 많이 보는 타로와 같은 경우는 타로 카드가 점괘가 됩니다.
그외에도 아주 오랜 옛날 공자님 시절에는 거북의 등을 불에 태워 그 갈라지는 모양을 보고 점을 쳤다고도 하고, 요즘 시중의 유명한 점집을 가면, 쌀을 던져 그 훝어진 모양을 보기도 하고, 동전을 던지기도 하고... 여하튼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신점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점괘의 형식을 빌리지 않고, 그냥 신을 받은 사람이 신의 힘을 빌려 답을 하는 것 입니다. 그 신이 귀신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신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수련이나 명상을 통해 그런 능력을 갖게 된 사람도 있다고 하는군요.
어찌되었던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결국 이 세상이 눈에 보이던 보이지 않던, 어떠한 원리에 의해 돌아가고 있고, 또 그 원리를 통해 예측가능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련을 통해서 그런 능력을 갖는 것이 가능한 것도 역시 이 우주 속에 무언가가 존재하기에 그것을 느낄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이것은 마치 오늘 비가 내릴 지 안 내릴지를 알 수 있는 것과 동일한 이치 입니다.
저 정도되는 사람은 비가 오기 바로 전이나 되야, 아, 좀 있으면 비가 오겠구나 하는 것을 알지만, 등산을 오래한 사람들은 저보다 훨씬 더 잘 예측을 하는 경우를 봅니다.
한번은 동해안에서 황태를 말리는 장인이 TV에 나온 적이 있는데, 하늘이 창창한데도 비가 오겠구나 하여 북어를 걷어들이더니, 실제로 얼마 후 비가 오는 것이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 그런 능력이 생기게 된 것이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비가 올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 수 있도록 해주는 단서, 그것을 조짐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흔히 ~~할 조짐이 있다 할 때의 그 조짐이 바로 그것으로,
점이란 것은 바로 이 조짐을 읽어내는 것 입니다.
어떠한 사안을 놓고 점을 쳤을 때, 이 우주의 모든 것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또한 우주변화의 원리에 의해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한 점괘가 나온 것은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을 예측할 수 있는 조짐이 된다는 것 입니다.
만화나, 영화 같은 데서 도력이 높은 스님이 아침에 어떤 현상을 보고 동자승에게 오늘 언제쯤 어떤 손님이 올 것이니 준비하고 있거라 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이것은 어떠한 조짐을 보고, 그 내면에 숨어 있는 변화의 원리를 읽어내어, 그 변화원리의 결과 즉 미래를 예측하는 것 입니다.
따라서, 사주도 그렇지만, 점도 누구든 공부를 하면 볼 수 있게 되는데, 점괘를 통하지 않고 바로 조짐을 보고 읽어내는 능력은 수련을 해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점에 있어서의 문제가 사주의 경우 과거사의 예측을 통해 그 신빙성이 어느 정도 검증 가능한데, 점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 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점괘를 보고 그것이 과연 내가 알고자 하는 바에 대해 제대로 나온 것인지 어느 정도 내부적으로 검증하는 방법도 있기는 한데, 상업적으로 보는 입장이라면 점괘가 잘못나왔는데 손님 보는데서 다시 뽑을 수도 없는 노릇이죠..
또한가지는 점괘가 미래의 상황이 아니라 나의 생각, 내가 원하는 바를 보여준 것일 수도 있다는 것 입니다.
저도 한번은 점괘가 내 생각과 예측하는 바를 그대로 보여주어서 그렇게 될 줄 믿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던 적이 있었지요. 결국 운을 어쩌지 못하는구나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점을 볼 때는 이런 점을 조심하여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