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주를 한두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대운이 들어왔다, 또는 언제 들어온다 하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 입니다. 아님 관운이 온다, 재운이 온다는 말을 들어봤거나..
사주 자체를 놓고 볼 때에, 사주에는 자신의 사주와 운 두가지가 작용을 합니다.
자신의 원래 사주는 태어날 때 정해진 것이고, 운이란 살아가면서 작용을 하는 것인데, 인생이란 이 본래의 사주와 운이 만나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 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사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오해를 합니다.
1. 나에게는 대운이 언제 오나 ?
대운이라고 하니까 뭔가 커다란, 대박나는 그런 운이 나에게 온다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주에서는 시간의 흐름 자체가 운이고, 10년운을 대운, 해마다 바뀌는 운을 세운(연운), 한달은 월운, 하루는 일진이라 하고 하루를 다시 12로 나누어 또 시간마다 바뀝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영향이 큰 것이 대운으로 큰 틀에서 운의 길흉을 결정하고, 다시 시간마다 바뀌는 연, 월, 일, 시의 운이 모두 합쳐져 서로 운을 상쇄하기도 하고, 강화하기도 하면서 삶의 기복을 만들어 냅니다.
이 대운은 만세력에 나오는 첫대운을 시작으로 하여 10년을 주기로 계속 바뀝니다.
즉, 몇 세부터 10년은 무슨 대운, 그 다음 10년은 무슨 대운, 이런식으로 종류가 바뀌는 것이지, 지금은 없다가 어떤 때가 되면 들어오는게 아니며, 대운은 항상 와있습니다.
2. 재운이 왔다는데 왜 돈을 못버나 ?
재운이 왔다고 다 돈을 버는게 아닙니다. 돈을 날릴 수도 있습니다.
운에는 길흉이 있고 크기가 있습니다.
재운이 길운이면 돈을 버는 것이고, 또 크기가 크면 큰 돈을, 적으면 적은 돈을 버는 것인데, 쓰는 것이 그것보다 많으면 재운이라도 돈이 모이지 않지요. 즉 재운이라고 항상 돈이 많이 벌리고, 집안에 돈이 쌓이는게 아니라는 말 입니다.
길운 조차 이런데 흉운은 더하겠죠. 재운이 흉운이면, 투자해서 돈 날리는거고, 흉한 돈이니, 빚이 생기는거고, 설사 돈이 생겨도 그로인해 안좋은 일이 생기는 것 입니다.
대운이 온다고 하니까, 무슨 대단한 뭐가 오는 줄로 아는데, 좋고 나쁜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3. 운이 좋다는데, 왜 사는게 이리 힘든가 ?
운이 좋다고 사는게 편한건 아닙니다. 운이 좋아도 죽기살기로 사는 사람 많습니다. 그래도 운은 좋습니다.
사주에서 운이 좋다고 하는 것과 일반적으로 살기 좋다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보통 사람들은 그저 돈이 들어오면 좋고, 편하게 놀러다니면 좋다고 생각하는데,
100억대 복권에 당첨된 후 재산 다툼으로 오히려 있던 재산과 가족마저 뿔뿔이 흩어지고 자살한 사람도 있고,
한창 나이에 일은 안하고, 부모님에게 빌붙어 친구들과 놀러다니고, 유흥비로 재산을 탕진하는 사람 또한 부지기수 입니다. 그 사람 자신은 매일매일이 신나고 편한, 좋은 때이겠지만, 과연 그게 정말 좋은 운일까요 ?
아래의 사주를 예로 보겠습니다. 실제 제가 풀어주었다가 욕만 먹었던 사주 입니다.
어려서 재운이 왔고 길운 입니다. 그래서 운이 좋았네 했더니, 당장 화를 내면서 안좋았다고 하더군요.
뭐가 좋았던거냐 묻길래, 어려서 재운이 었고, 그럭저럭 좀 부족하지만 먹고사는데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좋았던 때이며, 지금 대운은 인수운으로 흉운이라 집에서 놀고 빈둥대며, 공부할까, 장사할까 머리만 굴리는 때라고 해주었습니다. 게다가 다시 길운으로 바뀌려면 9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으니...
사실 대놓고 욕을 먹은건 아니지만, 표정이 상당히 안좋더군요.
대운이 바뀌고 더이상 일을 안하는 것은 맞지만, 제가 길운이라고 말한 그 시기에는 어린 나이에도 일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자기는 지금 노는건 맞지만 형편이 그때보다 나아졌으면 나아졌지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바로 이런게 문제인데요, 제가 사주는 정확히 보았고, 실제 삶도 그랬습니다만, 본인의 느낌은 그렇지 않았던 거지요.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제가 사주를 풀어주는 실력이 많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기는 합니다.
이 사람의 사주는 원래 자신이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주입니다. 식신생재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어려서 재운이 오니, 어린 나이에 집안 형편이 안좋고 돈을 벌어야 해서 정말 돈을 벌었던 것이죠. 그리고 운이 좋아도 어차피 어린 나이이니 벌어도 성인들 처럼 큰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자기운에 맞는 만큼은 번 것 입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청소년기에는 공부하는게 정상이지 돈 버는게 정상은 아니라고 보편적으로 생각들을 하니, 그때가 좋았던 때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돈을 벌어야 했던 안좋았던 시기였다고 기억하는 것 입니다.
하지만 만약, 자신의 주장대로 그때가 정말 흉운이었다면, 돈을 번게 아니라, 돈을 깨먹었어야 합니다. 길운이었기 때문에 성실하게 일해서 돈을 벌었고, 또 그 나이에 맞게 벌만큼 벌었던 거고요.
그러니 운이 좋다는 말을 자신이 생각하는 욕심껏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사주에서 운이 좋다는 것은 자신이 타고난 기운, 즉, 능력을 얼마나 제대로 써먹느냐를 기준으로 합니다.
따라서 만약 자신의 배움을 활동, 일로 풀어내야 하는 사주라면, 길운이 왔을 때 죽기살기로 일해야 합니다. 운이 크면 클 수록 바쁘고 정신없는, 힘든 때가 되는 것이지요. 이런땐 옆에서 봐도 그렇고, 본인이 생각해도 힘들어 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써먹고 있다는 만족감은 느끼고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때는 먹고사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돈이 모이느냐 하는건 또 다른 문제 입니다. 요즘은 모든 것을 돈으로 따지니, 운이 좋으면 무조건 돈이 모여야 한다고 생각을 많이 하지만, 그건 별개의 문제라는 말 입니다.
4. 운의 상대성, 왜 사주가 맞지 않을까 ?
사주는 자신의 생일을 나타내기 때문에 자신이 태어난 공간은 알 수가 없습니다. 가족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우주는 모든 것이 기운으로 설명이 됩니다. 하늘의 기운은 천기, 땅의 기운은 지기, 국가에도 기운이 있고, 내 주변에 존재하는 사람들도 모두 기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운은 서로 영향을 미칩니다. 완전히 나 혼자만 따로 떨어져 살 수는 없기 때문에 내 운도 이런 주변의 기세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사주 볼 때 문제되는 부분이, 어려서의 운이 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어려서는 부모님의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내 사주가 어떻다고 해서 그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위에 설명한 사주 처럼, 어려서 내 운이 좋은데, 부모님의 운이 안좋은 경우, 운 좋은 내가 가족의 생활을 책임진다던지, 보탬을 줘야 한다던지 하게 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본인은 어려서 운이 안좋았다, 힘들었다고 기억하게 되죠.
그리고 건강이 안좋아서 운의 영향이 피해가는 경우도 있는데, 팔자데로면 사업한다고 돈을 날렸을텐데, 건강이 안좋아서, 일을 벌릴 엄두를 못내고, 그냥 착실히 직장 다니면서 돈 모으고 몸 관리하고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만약 몸이 건강해지면 의욕적으로 일한다고 가진 돈 다 까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운이 안좋은데, 지난 대운에 벌어놓은게 많아서 편하게 잘먹고 산다던지, 반대로 운이 좋아서 돈을 잘버는데, 지난 대운에 빚진게 많아서 계속 힘들다던지, 부모, 배우자를 잘 만나서 남의 덕으로 놀고 먹는다거나...
이렇게 운에는 자신의 사주, 팔자 뿐만이 아니라, 주변 상황, 가족, 친구, 회사, 지나온 세월, 심지어 현재 국가와 시대적 상황 등과의 관련성 등 수많은 것이 작용하기 때문에, 사주팔자만 놓고 맞다 틀리다를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변수가 많은데도, 사주가 상당 부분 맞다는 것이 더 신기한 일이라고 해야하겠죠.
그래서 사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최대한 현재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앞으로 기세의 흐름이 어떻게 펼쳐질 지 분석을 해야 될 일이지, 그냥 사주 놓고 된다, 안된다 찍을 일이 아닙니다.
5. 노력하면 팔자를 고칠 수 있는가 ?
팔자는 사주를 의미하는데, 생년월일시 8글자가 바로 팔자가 됩니다. 당연히 내가 태어난 시간은 고칠 수 없으니, 팔자는 고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 팔자를 고친다는건 대부분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있는가를 물어보는 것일테니, 앞으로 다가오는 운을 바꿀 수 있는가를 질문하는 것이겠죠.
안됩니다. 운은 시간의 흐름이고, 세상에 시간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 운도 역시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럼 내가 태어난 순간 내 인생은 이미 결정이 된 것인가 ? 어느 정도 결정은 되어져 있습니다.
어느 정도라고 했는데요... 미래는 결정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전 이렇게 질문합니다.
내일 해가 동쪽에서 뜨는가 ? 뜬다. 그럼 100년 뒤에도 해는 동쪽에서 뜨는가 ?
당연히 동쪽에서 뜨겠죠 ? 그러니 미래는 당연히 결정되어 있는 것이죠.
그리고 실제 삶을 살다보면 상당히 많은 부분이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들을 무시하고, 무조건 미래는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을 속이는 일 입니다.
6. 팔자를 고치는 방법
미래는 어느 정도 결정되어 있습니다. 어느 정도... 100%는 아닙니다.
즉, 결정되어 있는 것도 있고, 바꿀 수 있는 것도 있으니,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잘 판단해보고, 계획을 잘 세우고, 상황에 맞는 노력을 하면 바꿀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래도 바꿀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고요.
우선 팔자를 바꾸는 가장 쉬운 첫번째 방법은, 안하는 것 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사업을 하다 크게 망해서 가족들이 비참한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면, 팔자를 고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사업을 안하는 것 입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을 가야하는데, 그럴 수 없다면, 팔자를 고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공부하지 말고 빨리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그 길을 가는 것 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그렇게 안하죠. 사업이 망하던 말던, 일단 벌리고, 되던 안되던, 일단 공부부터 시작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되겠지 합니다. 안되면 노력이 부족했다고 합니다.
예전에 그런 사장님 한 분을 만난적이 있는데, 역시 자신이 노력해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고 굳게 믿고 계신 분 입니다. 실패한 사람들은 노력을 안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운이 좋아지면 그렇게 콩깍지가 씌워지게 마련인데,
제아무리 노력해도 1등은 한명만 됩니다. 제아무리 노력해도 한 순간의 판단 실수로 경쟁자에게 밀리고 사업이 망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IMF 때 사업 망한 분들이 전부 다 노력을 안해서 망했나요 ?
노력한다고, 열심히 한다고 팔자가 바뀌는게 아닙니다. 노력안하고, 열심히 안하고, 쉬는 것이 오히려 팔자를 바꾸는 방법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방법은 주변의 환경을 바꾸는 것 입니다.
결혼이 대표적인 것인데, 배우자 선택에 따라 팔자가 많이 바뀔 수 있습니다.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는 것이죠. 그래서 궁합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다만 배우자를 내 맘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역시 그것도 무조건적인 것은 아닙니다.
제가 사주를 봐주면서 위와 같은 부분이 가장 이해시키기 어렵고, 오해가 있는 부분인데,
기본적으로 생각해야 되는 것은, 운이 바뀌면 내 마음이 바뀐다는 것 입니다.
인수운이 오면 공부가 하고 싶어지고, 재운이 오면 돈이 벌고 싶어지고 하는 것이죠. 이것이 기본 입니다.
운이란 것이 나랑 전혀 상관없이 외부에 있어서 내가 돈 벌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고, 공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없는 흉운도 물론 있지만, 그래도 기본은 내가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흉운을 보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내 마음을 바꾸는 것 입니다.
만약 내가 독립해서 망할 운이라면, 욕심을 버리고 꾹 참고 직장을 다니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지, 부적을 쓰고, 굿을 하고, 이렇게, 저렇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대운은 10년이나 되니, 그렇게 마음을 다잡기가 어려운 일이기는 합니다.